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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론-일본 쌀산업이 견고한 이유
분류
농업뉴스
조회
1570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03-09 09:16 (수정일: 2005-03-09 09:16)
시론-일본 쌀산업이 견고한 이유
 
“쌀 개방과 함께 찾아온 쌀 소비량 감소, 농업인을 비롯해 일본 전체가 매달려 완전미를 탄생시켰다. 일본쌀의 경쟁력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흠 없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한두개씩은 흠이 있다. 쌀의 경우는 어떨까?

2년 전 일이다. 서울 청담동에 경기미 전시관이 있었다. 경기미의 대표적인 브랜드 쌀을 전시·판매하면서 서울 소비자들에게 경기미의 우수성을 홍보했다. 오후 나절 한 젊은 여성이 들어왔다. 두 손에는 10㎏ 쌀 한포대가 들려 있다. 알고보니 사갔던 쌀을 물리러 온 모양이었다. 한 회사의 전자레인지용 즉석밥 광고를 촬영하는데, 일본에서 촬영용 쌀을 사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쉽게 알아차렸다. 한국쌀보다는 일본에서 가져온 완전미가 즉석밥 광고 촬영에 적합한 것으로 생각한 심산임을.

최근 일본 완전미 현장을 견학하면서 일본 긴자거리의 쌀 전시관(갤러리)을 찾았다. 일본에서 가장 땅값이 비싸고 우리로 치면 서울 명동쯤에 비유된다는 곳에 있는 쌀 전시관 자체가 호기심거리다. 전시관의 첫 인상은 젊었다. 도시민에게 일본쌀을 홍보하기 위해서 만들어서인지 오히려 쌀 패션가게에 가깝다. 진열된 제품들도 모두 젊은 취향이다. 500g짜리 포장 쌀, 우유팩에 든 쌀, 쌀로 만든 커피, 팩에 든 쌀죽 등.

포장과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그래서일까? 갤러리를 찾는 고객층을 유심히 보니 20~30대 여성이 주류다. 그 여성들이 만지작거리며 고르는 쌀을 들여다 보았다. 어떻게 이렇게 쌀이 고르고 깨끗하고 반짝거릴 수 있을까? 전시관에서는 하루에 두차례씩 쌀 요리 강좌가 열린다. 대상은 젊은 여성들이다. 이 여성들은 완전미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고 자기들이 실습한 쌀 요리를 맛본다.

일본 농민들은 어떻게 이런 완전미를 만들까? 도쿄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개인이 운영한다는 정미소. 병원같이 깨끗해 먼지 하나 없다. 머리에 흰 두건을 쓰고 신발을 갈아 신어야 출입이 가능하단다. 모든 공정이 자동이고 로봇이 일을 해 미리부터 쌀 정미과정의 오염원이 차단되고 있다. 돌과 뉘를 고르는 일반적인 흐름 속에서 이들은 이색미를 선별하고 먼지까지 잡아낸다. 현미보관 창고에도 가보았다. 정확히 10℃ 유지다. 특이한 것은 현미보관포대에 표시된 ‘DNA(유전자)’라는 문구다. 고품질 쌀을 만들기 위해서 쌀 품종 판별에 엄격히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겐 옛날 싸전에 쌀을 수북이 쌓아놓고 팔던 추억이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같은 추억을 갖고 있지만 일본은 변해도 너무 많이 변하고 있다. 몸부림을 치면서 변하고 있다. 일본은 1999년부터 쌀시장을 완전개방(관세화)했다. 이런 와중에 일본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연간 60㎏까지 떨어졌다. 우리가 80㎏ 정도니까 20㎏ 차이가 난다. 엄청난 차이다. 생각해 보았다. 쌀 개방보다 무서운 게 쌀 소비량의 감소가 아닐까? 이를 막기 위해서 일본 쌀업계가 몸부림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 일본이 농민부터 모두 나서 유전자를 따지고 선도·수분·규격·포장·맛을 따지며 ‘먼지 잡는 귀신’이 된 이유가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쌀, 완전미를 탄생시키기 위함이다. 쌀 전시관에서 ‘고시히카리’라는 브랜드 쌀을 선택한 한 젊은 여성과 말을 나눴다. 고토우라는 33세 주부다. “일본쌀을 사는 이유는 애국심이 아녜요. 일본쌀이 물론 비싸지만 수입쌀에는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이죠.”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011-720-8636.

신 동 헌

〈전국농민단체협의회 사무총장〉



kbsspd@hanmail.net 출 처 :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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