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법에 활용하고 나면 처치곤란한 애물단지가 돼버리는 오리를 지력 향상에 활용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농가가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원 삼척시 미로면 하거노1리에서 오리농법으로 벼농사를 짓고 있는 최수용씨(63).
최씨는 벼 수확 후 대부분의 농가가 오리를 중탕업소에 헐값에 처분하거나 이웃에게 그냥 나눠주는
경우와 달리 이듬해 모내기 전까지 논에 풀어 키운다. 지력이 약한 곳을 대상으로 4년째 오리를 방사한 결과 오리의 분뇨로 땅심 회복은 물론
겨울철 동면하는 해충까지 제거하는 다양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오리의 먹이로는 인근에서 나오는 한약재 찌꺼기와 게·조개 껍데기 등 해산물을 논에 뿌려준다.
“한우 사육농가가 한약재를 부산물로 고급육을 생산하는 현장을 보고 오리에 활용을 시작했죠. 오리가 먹은 사료는 고스란히 논에 환원시키자는
의도였습니다.”
가끔 너구리 등 야생동물의 습격이 있지만 이를 막아내는 노력의 대가는 300여마리의 오리가 하루
60~80개 정도 생산하는 알로 충분히 보상 받는다고 최씨는 귀띔했다. 오리알이 크고 맛이 좋아 30개 한판을 1만원씩에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논에 방사한 오리는 먹어 본 고객들이 찾아와 1만원에 수시로 구입해간다.
비료 사용량도 현격히 줄이는 이점도 있다. 올해 오리농법으로 4,600평의 벼농사를 지은 최씨는
지난해 오리를 투입한 900평에 비료 5포대만 뿌렸다. 이는 예년의 10포에 비해 비료 사용을 50% 줄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