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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류수연 기자의 해외농업 이야기-소비자 배려적은 세계 식품규격
분류
농업뉴스
조회
3115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10-12 13:58 (수정일: 2004-10-12 13:58)

류수연 기자의 해외농업 이야기-소비자 배려적은 세계 식품규격

안전농산물 생산에 있어 농업인의 의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소비자들의 역할이다.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 농산물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막강한 소비자들의 힘을 무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차원에서 볼 때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코덱스)의 국제 식품규격 제정과정은 되레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데 소홀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 사실은 최근 세계 115개국의 230개 소비자단체를 대표하는 국제소비자기구(CI)가 ‘참여가 아직 부족하다’라는 제목으로 펴낸 설문조사 결과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이 설문에 응답을 보내온 38개국 63개 단체들 중 “정부 측에서 코덱스위원회 협의에 소비자단체를 정기적으로 초청하고 있다”고 답한 곳은 17%에 불과했다. 특히 자금과 정보가 부족하거나 언어 소통의 문제(코덱스에서는 영어와 불어, 스페인어만이 통용됨)로 인해 의사결정 참여에 있어 높은 장벽에 부딪혔다고 호소한 경우도 63%에 달했다. 특히 미국의 한 소비자단체는 “의사결정 과정이 공개돼 있다고 하지만, 결국 코덱스위원회는 식품업계의 과도한 영향력에 밀려 소비자의 의견을 듣지 않고 결정을 낸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럼에도 소비자단체의 요구에 따라 정부가 입장을 바꾼 적이 있다는 답변이 56%나 돼 5년 전에 실시한 같은 설문조사에서 11%만이 긍정적인 답변을 냈던 것과 비교할 때 확실한 개선이 이뤄졌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예를 들자면, 국제소비자기구를 비롯한 전 세계의 소비자단체들은 유전자조작 농산물 사용에 강한 반대를 표명하고 있지만 이런 노력은 농업 관련 기업들의 거센 압력에 부딪히고 있다. 게다가 개발도상국의 경우는 식품 안전과 식량 안보가 같은 의미로 쓰일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각국의 코덱스위원회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자국의 소비자단체들과 연락을 취하도록 돼 있다. 그럼에도 응답한 단체 중 75%는 정부 측이 협의회 1주일쯤 전에야 연락을 취해와 대응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식품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는 농업계나 식품업계의 현실에 비춰봤을 때 높은 점이 많다. 특히 우리 유기농업계의 경우 내년부터 당장 시행되는 유기농업 기준을 맞추기까지는 공장형 축분 사용문제 해결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유럽과 달리 돌려짓기(윤작)체제가 아닌 논에서의 벼농사를 중심으로 한 좁은 농지에서 힘겹게 이뤄지는 우리 농업의 특수성을 알려 소비자들을 설득시키고, 우리와 비슷한 상황인 일본 등의 국가들과 공조체제를 갖춘다면 새로운 코덱스 기준을 만들 수 있는 여지도 생길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 설문에 답하지 않았지만, 투명성을 더욱 갖추고 소비자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깨닫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capa74@nongmin.com 출 처 :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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