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지수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수확한 작물은
스트레스를 받아 양분소모가 심하고 특히 저항성이 떨어져 쉽게 상처받으며 병에 걸린다. 작물의 온도를
떨어뜨려 호흡을 억제하고, 적정수분보다 조금 더 말려 껍질 부위를 무디게 하는 것이 상품성을 오래 유지하는
첫걸음이다.
**감 자
생산은 장마철에 집중되지만 연중 소비가 꾸준해 저장이 중요하다. 저장
전에 표면을 잘 말려야 하는데, 표면에 붙어 있는 역병균의 피해를 막고 양분과 수분 소모를 줄이기
위해서다. 또 껍질에 묻은 흙을 털어내야 통기가 잘 돼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요즘 기계수확이 늘면서 시장에 출하되는 감자의 절반 정도에 상처 부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처가 생기면 증산과 호흡량이 늘어 양·수분 소모가 많고 병균이 침입하게
된다.
수확후 바로 저장에 들어가지 말고 바람이 잘 통하면서 햇빛이 비치지
않는 서늘한 곳에 2주 정도 가저장해 상처를 아물게(큐어링)해야 한다. 온도는 12~18℃, 습도는
85~89%가 적당하다. 큐어링이 끝난 감자는 본저장에 들어가는데, 저온저장고가 있을 때는 감자의
품온을 매주 1.5℃씩 떨어뜨려 최종적으로 5℃를 유지한다. 다만 가공용 감자는 색깔과 성분 유지를
위해 10℃에서 보관해야 한다.
간이저장고를 만들어 퇴적 저장할 때는 반드시 밑바닥에 통기로를 파고
그 위에 나무판을 여러 층 쌓아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해야 한다. 빗물과 햇빛이 스며들지 않도록 지붕을
덮는 것도 중요하다.
**수 박
수확 즉시 출하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장마철에는 작업 또는 시장 여건
때문에 출하를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수박은 80% 정도 색깔이 든 미숙 상태에서 수확하는
것만이 선도 유지에 유리하다.
저온저장고를 이용할 수 있다면 온도 10℃, 습도 80%에 맞춰준다.
5℃ 이하로 낮추면 냉방비도 많이 나오고 수박 껍질이 약해져 저장성과 수송력이 떨어진다.
저장고에 넣을 때는 수박 사이사이에 왕겨나 모래·톱밥 등을 채워 넣어야
상품성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신문지를 씌워서 저장해도 된다. 또한 수박 꼭지를 통해 증산이 많이
되고 소비자들도 수박 꼭지로 신선도를 판단하기 때문에 저장 전에 발코드 연고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오 이
유통과정에서 시들고 저온장해도 쉽게 받아 상온에서 2~3일이면 상품성을
잃곤 한다. 갓 따낸 오이는 품온이 30℃에 가깝기 때문에 바로 저장고에 넣으면 품온이 떨어지지
않고 쉬 썩게 된다.
따라서 호흡을 억제하고 효소작용을 지연시키기 위해 반드시 예냉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품온이 7℃ 이하로 낮아지면 저온장해가 발생하므로 지나친 예냉은 피해야 한다.
가스저장을 할 때도 산소 농도가 3% 이상은 돼야 하고 탄산가스는
10%를 넘으면 가스장해를 입는다. 저장 또는 포장·유통 과정에서 오이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게 되는데,
이를 통해 병균과 곰팡이들이 침입하므로 일반 폴리에틸렌(PE)비닐 대신 방담항균 필름을 사용하면
2~3주까지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윤덕한〉 dkny@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