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메뉴
전체메뉴닫기
알림마당

새소식

제목
“영화 보며 농사일로 쌓인 스트레스 풀곤 했는데…”
분류
농업뉴스
조회
10788
작성자
전인규
작성일
2020-07-08 15:19

박홍빈 전남 장흥군 문화관광과 주무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문을 닫게 된 작은영화관 ‘정남진시네마’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 장기화로 전국 ‘작은영화관’ 대부분 문 굳게 닫혀
농촌주민·지자체들 휴관 길어져 아쉬움
문화향유 공간 역할 세수 확보에도 도움
방역 만전·기획 상영 등 재개 돌파구 마련 움직임도


“언제 열릴지 기약이 없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으니….”
6일 오후 2시께 찾은 전남 장흥 ‘정남진시네마(장흥국민체육센터 4층)’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정남진시네마는 전남에서 처음으로 생긴 ‘작은영화관’으로, 도와 군이 국비 지원을 받아 모두 13억원을 들여 2015년 10월19일 개관했다.
군 직원의 협조를 얻어 문을 열고 들어가니 객석 99석과 스크린 2개, 각종 주전부리를 팔던 매대엔 스산한 기운이 감돌았다. 이곳은 2월27일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은 후 6일 현재 130일간 영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이 영화관은 지난해에만 8만4290명이 찾아 119편의 개봉영화를 즐기는 등 지역 문화향유 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상황이 180도 달라진 것이다.
박홍빈 군 문화관광과 주무관은 “작은영화관은 군민에게 문화공간을 제공하고 군 차원에선 세수 확보에 도움이 됐다”면서 “지난해 70% 이상의 좌석 점유율을 보일 정도로 인기를 끌었는데, 이렇게 휴관일이 길어지다보니 담당자로서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잘 돌아가던 영화관이 쉬자 답답함을 호소하는 지역주민도 점점 늘고 있다. 영화관 개관 여부를 문의하는 전화가 한달에 10통 이상 걸려온다고 박 주무관은 설명했다.
회진면 덕산리의 강양환씨(52)는 “짬이 나면 마을 친구들과 가끔 영화를 보러 가곤 했는데, 이젠 그 소소한 즐거움마저 사라져버렸다”면서 “예전으로 되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덕읍 신월리 주민 정선영씨(32)도 “군의 유일한 영화관이 쉬면서 영화를 보려면 할 수 없이 멀리 떨어진 목포나 광주까지 나가야 한다”면서 “우리 군의 사랑방 역할을 해온 영화관이 어서 빨리 문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전국 40여개 작은영화관 가운데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는 일부 영화관을 제외하곤 코로나19의 여파로 대부분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실제 전국 34곳의 작은영화관을 위탁·운영해왔던 ‘작은영화관 사회적협동조합’이 최근 경영난을 이유로 각 지자체에 ‘위탁 운영 중단 및 영화관 재산 반납’을 통보했다. 전북의 경우 작은영화관 6곳이 문을 닫은 가운데 지자체에서 직영하는 김제시와 고창군만 작은영화관의 문을 열고 있다.
농촌주민들은 당연히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경북 영양의 김철년씨(52·영양읍 동부리)는 “저렴한 입장료(6000원)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지역 내 유일한 문화공간이었는데, 코로나19로 운영이 중단돼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충북 영동의 과수농가 최석영씨(59·영동읍 설계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틈틈히 ‘영동레인보우영화관’에서 액션영화를 보며 농사일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곤 했다”면서 “이대로 가다간 아예 문을 닫아 농촌에서 영화 보는 낙마저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러한 가운데 방역체계를 갖춘 후 영화관 운영을 재개하거나 기획 상영 등의 방법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2월말 휴관했다 5월6일 재개관한 강원 횡성의 작은영화관 ‘횡성시네마’에서는 좌석간 거리 두기를 위해 인접한 좌석은 아예 예매를 금지하고, 영화가 끝날 때마다 방역기를 돌리는 등 코로나19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횡성시네마를 운영하는 횡성문화재단의 한 관계자는 “관객들의 체온과 마스크 착용 여부 확인, 손소독제 비치 등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정부 지침이 강화되더라도 거기에 맞게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안신영 문화체육관광부 영상콘텐츠산업과 담당자는 “현재 지자체가 직간접적으로 운영하는 ‘작은영화관’ 가운데 문을 연 곳은 대여섯군데 정도”라면서 “앞으로 코로나19 상황을 봐가며 특정 주제를 묶은 기획 상영 등으로 작은영화관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처: 농민신문 장흥=이문수, 전주=황의성, 영양=오현식, 영동=김태억, 횡성=김윤호 기자

만족도
80.0%
고객만족도 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