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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야생화된 들개떼 습격…염소 수십마리 몰살
분류
농업뉴스
조회
6210
작성자
전인규
작성일
2020-05-27 14:53

김명묵 충남염소협동조합 조합장(오른쪽 두번째)과 염소농가들이 들개떼의 습격으로 염소가 몰살당한 박모씨의 농장에서 피해사례를 공유하며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충남 공주시 계룡면 일대 염소농가들 잇따라 피해
“들개, 유해 야생동물 지정 전문적 포획단 운영해야”


충남 공주지역에서 들개떼가 사육 중인 염소를 물어 죽이는 일이 연이어 발생해 농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들개는 포획하기 어려운 데다 야생화된 탓에 사람을 공격할 수도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염소농가 박모씨(60·계룡면)는 12~14일 키우던 염소 52마리를 모두 잃었다. 들개떼가 야산 근처 논에 만들어놓은 염소우리를 세차례에 걸쳐 습격해 임신 중인 어미염소 38마리와 새끼 14마리를 몰살한 것.
첫 들개떼 습격이 있던 12일 아침, 염소 22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본 박씨는 곧바로 설치해둔 블랙박스를 확인했다. 화면에는 들개떼의 잔혹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대장격인 커다란 검정개와 4마리의 흰색 발바리가 새벽 어슬녘에 1.5m 철조망을 넘어와 닥치는 대로 염소의 목덜미를 물어 죽이고 다리를 뜯어 먹었다. 염소우리 인근 농장의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에도 이들 들개떼가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장면이 찍혔다.
박씨는 “그동안 이런 일이 없었는데 처음 당하는 일이라 속이 뒤집어진다”며 “경제적 피해는 물론 바쁜 농사철에 죽은 염소까지 처리하려니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염소우리 인근에 위치한 박모씨의 농장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에 찍힌 들개떼. 대장격인 검정개 주위로 흰색 발바리들이 어슬렁거리고 있다.

박씨 농장과 200여m 떨어진 곳에서 염소 60마리를 키우는 고모씨(78)는 “2일 새벽 무렵 우리에 들어가 염소를 공격하던 들개떼를 발견하고 쫓아낸 경험이 있다”고 했다. 고씨는 “6마리가 죽었는데 그날부터 염소우리를 밤새 지키고 있다”며 “들개들이 요즘도 새벽이면 염소우리 주변에 종종 출몰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농장과 4㎞ 떨어진 곳에 비닐하우스 축사를 짓고 염소 160마리를 키우는 유모씨(70)도 이같은 피해를 봤다. 유씨에 따르면 16일 들개떼의 습격으로 염소 4마리가 목덜미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김명묵 충남염소협동조합 조합장은 “사육·관리가 편해 염소 사육이 늘어난 상황에서 농가들이 한마리 정도 죽는 건 잘 신고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들개로 인한 피해사례는 더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정이 이렇자 해당 지역농가들은 염소·닭·오리 등은 물론 사람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는 들개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해 포획·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씨는 “피해 사실을 시와 경찰에 알렸는데 지원은 포획틀 한개가 전부”라며 “들개 잡는 일은 농가들로서는 불가능하기에 전문적인 포획단을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조합장도 “야생화한 들개가 늘고 있는 만큼 유해 야생동물 지정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켜야 한다”며 “유기견이 들개로 전락하는 사례가 없도록 견주들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농민신문 공주=이승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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