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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농업계는 ‘빈손 추경’…분통 터진 농가
분류
농업뉴스
조회
5045
작성자
전인규
작성일
2020-03-09 15:31

예산 배정 한푼도 안돼 ‘한숨’
졸업·입학 취소에 개학 연기 판로 줄줄이 끊겨 피해 속출
정부 안일함에 비판 목소리 사태 장기화 감안 대책 촉구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해 정부가 세운 11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한 농민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상당수 농가가 생계를 걱정할 위기에 처했지만 농업분야에는 예산이 단 한푼도 배정되지 않아서다. 특히 농산물은 공산품과 달리 저장성이 약해 피해가 더 막심하다. 농가들은 정부가 여전히 농업을 홀대하고 있다며 서운한 감정을 쏟아냈다.
◆고사 위기의 화훼농가들…정부 추경안은 ‘농사 포기’로 들려=코로나19로 졸업식과 입학식이 취소돼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화훼농가들은 정부의 추경안 발표에 가장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기 용인에서 1만4876㎡(4500평) 규모로 카네이션·국화를 재배하는 서강민씨(56·처인구 남사면)는 “지난겨울부터 3억여원을 투입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올초부터 출하가 막혀 당장 대출 상환도 막막하다”면서 “추경 추경 하기에 ‘화훼농가 지원도 이뤄지겠구나’라고 기대했건만 농업분야 예산이 없다는 소리에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경남 김해에서 7272㎡(2200평) 규모로 화훼농사를 짓는 윤지현씨(51·대동면)도 “최대 성수기인 졸업·입학철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화훼농가들은 생계를 위협받을 정도”라면서 “정부가 추경안에 농업 지원 예산을 한푼도 편성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값 폭락에 수출길까지 막혔는데 추경안마저”…과채·과수 농가 망연자실=과채·과수 농가들도 농업을 배려하지 않은 이번 추경안에 크게 실망한 모습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침체해 값이 폭락하고 최근 수출길도 막혔는데 추경까지 농민들에게 등을 돌려서다.
경남 밀양에서 딸기농사를 짓는 이성원씨(62·상남면)는 “그동안 정부를 믿고 기다려왔다”면서 “추경안 발표를 보면서 정부가 농민을 국민으로 생각하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충북 괴산의 사과재배 농민 황경하씨(60·연풍면)도 “‘슈퍼 추경’을 세우면서 농업분야에 단 한푼도 배정하지 않은 것은 농업을 홀대하는 처사”라면서 “대통령이 후보 시절 ‘자연과 사람,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한 약속은 어디로 갔는지 되묻고 싶다”고 전했다.
현진성 한국농업경영인 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장은 “감귤류는 현재 소비부진으로 인한 피해가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정부가 정책을 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맹탕’ 추경안에 영농의지 꺾인 봄나물농가들=성출하기를 맞았는데도 봄 경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봄나물 생산농가들도 농업을 홀대한 정부의 추경안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경북 포항에서 방풍나물 등을 재배하는 성영국씨(60·연일읍)는 “본격 출하시기를 맞은 방풍나물 가격이 코로나19가 급증한 2월말부터 뚝 떨어졌다”면서 “특히 소비침체가 장기화해 판매에 애를 먹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충남 서산에서 달래 등을 재배하는 김기형씨(62·음암면)는 “경기가 위축되고 소비가 부진한 탓에 달래 가격이 지난해보다 평균 20%가량 떨어졌다”면서 “농업분야에는 한푼도 배정하지 않은 추경안에 코로나19 피해당사자로서 마음이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판로 잃은 친환경농가들도 정부 추경안 발표에 ‘허탈’=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초·중·고등학교 개학 연기로 학교급식시장을 잃은 친환경농산물 재배농가들도 이번 추경안에 대해 실망하기는 마찬가지다.
충남 천안의 친환경딸기농가 도현수씨(53·동남구 목천읍)는 “이전에는 하루 30~50㎏을 학교급식으로 공급했는데 개학이 미뤄지면서 납품을 못해 재고가 2~3일치씩 쌓이고 있다”면서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근근이 판매는 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답답해했다.
염현수 경기 고양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은 “겨울 내내 개학에 맞춰 농사를 지었는데 개학이 연기되는 바람에 정성 들여 기른 농산물이 그대로 밭에 방치돼 있다”면서 “이번 추경안에 농업예산이 포함되길 간절히 기대했는데 아무런 대책이 없어 허탈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이대로면 어렵게 일군 친환경농업 생태계가 한순간에 붕괴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다른 예산을 전용해서라도 농가들이 생산비를 건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농민신문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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