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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벼 수확 포기할 판”…나주 농민들, 특별재난지역 지정 촉구
분류
농업뉴스
조회
24772
작성자
전인규
작성일
2019-10-18 14:08

최근 3번의 태풍으로 전남 나주지역의 벼 이삭에서 싹이 트는 극심한 ‘수발아현상(하얀 동그라미)’이 나타나고 있다. 나주시 동강면 대전리의 한 논에서 류수석 동강농협 전무(맨 왼쪽)가 농민 등과 함께 피해 최소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전남 나주지역 ‘벼 쓰러짐·수발아 피해’ 극심
잇단 태풍에 벼농가 망연자실 최근 일조량까지 적어 생산 ↓
농민단체 “피해대책 서둘러야”

16일 전남 나주시 동강면 대전리. 논 곳곳마다 쓰러진 벼 사이에서 새싹이 셀 수 없이 자라나고 있었다. 축축한 땅에 닿은 벼 이삭이 싹을 틔워 논을 새파랗게 만든 것이다.
“지난 태풍 ‘링링’ 땐 바람 때문에, 얼마 안돼 들이닥친 ‘타파’ 땐 폭우 때문에 벼가 다 쓰러졌어요. 그러니 견딜 재간이 있나요. 농민 속도 모르고 가을에 새싹 돋아난 논이 너무 미워 아예 발길을 뚝 끊어버렸어요.”
이곳에서 13만2231㎡(약 4만평) 규모로 벼농사를 짓는 주영달씨(64)는 이삭에서 싹이 트는 수발아현상이 극심하게 나타난 논을 보자마자 고개를 돌렸다. 그는 “전체 논 가운데 절반 정도에서 벼 쓰러짐피해가 나타나고 수발아현상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다행히 벼 농작물재해보험에는 들었지만 얼마나 보상을 받을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박성구씨(66)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3만3057㎡(약 1만평) 정도의 논 가운데 30% 이상에서 수발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그는 “논에 물기가 그대로이고 벼가 땅에 엎드려 있으니 콤바인작업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콤바인이 들어가도 수확에는 엄청난 노동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웃의 진천리 벼농가 박인치씨(45)도 “수발아와 흑수 피해 등으로 수확량은 물론 품질까지 떨어져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면서 “10월 중순인데 지금까지도 논 배수작업이 전혀 안돼 수확을 아예 포기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주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연이은 태풍으로 나주지역의 벼 피해면적은 1723㏊에 이른다. 이 가운데 수발아현상이 나타난 곳이 719㏊에 이른다. 흑수피해가 685㏊, 쓰러짐피해가 319㏊로 그 뒤를 이었다.
강신문 시 친환경농업팀장은 “수발아·흑수 피해규모가 커 벼 생산량이 상당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최근 일조량이 저조하고 바람까지 많이 불어 수확량 감소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황이 이렇자 지역 농민단체 등은 정부에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15일 피해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나주시 공산면 화성리 일대 벼를 갈아엎었다. 이들은 연이은 태풍으로 피해면적이 광범위한 만큼 피해 벼 수매가격을 일반벼 1등급의 80% 수준으로 정해주고, 중장기적으로는 전남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달라고 주장했다.
권용식 전농 광주전남연맹 의장은 “전남지역은 쓰러짐과 수발아 피해로 벼 수확량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고, 과수·배추 농가 등의 피해도 걷잡을 수 없이 늘고 있다”면서 “정부는 농민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하루속히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농민신문 나주=이문수 기자 leemoonsoo@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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