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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추 농약대 9배 ‘껑충’…농가 부담 가중
분류
농업뉴스
조회
2411
작성자
전인규
작성일
2019-08-30 12:56

강원 원주의 한 농민이 고추 병충해 방제를 위해 농약을 살포하고 있다.
 

한국고추연구회 심포지엄
직접 생산비용 6배가량 뛰어 물가상승 감안해도 증가폭 커
기후변화로 병해충 잦아지고 방제효과는 농가 기대 못 미쳐
내병성 품종 보급하지만 농약 살포량 적정 기준 없어
약제 관련 매뉴얼 개발 시급


고추농가의 농약비용 부담이 해마다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추는 재배기간이 길어 각종 병해충이 발생하기 쉬운데, 최근 기후변화가 이러한 경향을 더 부추기고 있다. 한국고추연구회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공동주관으로 최근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대강당에서 열린 ‘2019 한국고추연구회 심포지엄’에서는 농약대 상승 등 고추산업의 현안에 대한 진지한 논의들이 오갔다.



탄저병에 감염된 고추.

우선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농가당 고추 생산비가 문제로 지적됐다. 1991년 고추농사를 짓는 데 필요한 직접 생산비가 10a(300평)당 57만8651만원이었는데 2018년에는 341만7046원으로 6배 가까이 뛰었다. 생산비를 구성하는 여러 하위요소 가운데서는 농약대 상승이 두드러졌다. 농약대의 경우 1991년 10a당 2만904원에서 2018년 19만1420원으로 9배 이상 증가했다.
김흥태 충북대학교 식물의학과 교수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고추농사는 벼농사와 비교해 연도별 생산비 상승폭이 가파르다”며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농약대로, 2011년에는 농약대가 고추농사 전체 생산비의 1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농약 살포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종류도 다양해지고 발생빈도도 늘어난 병해충과 연관이 깊다. 특히 탄저병·세균점무늬병·흰가루병 등 고추농가를 괴롭히던 기존 병부터 기후변화로 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나타나는 여러 바이러스병까지 농가들이 방제해야 할 병해의 종류가 늘었다.
이처럼 농가가 농약 구입에 쓰는 비용은 늘어나는 반면 방제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최근 확산하는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칼라병)가 대표적인 예다. 유재형 서울대학교 작물유전육종학 박사는 “국내에서 고추에 발생하는 주요 바이러스로는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CMV)와 잠두위조바이러스2(BBWV2)가 꼽혔지만, 지난해부터 TSWV 발생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총채벌레는 기주범위가 넓고 번식력이 강한 데다 잎 뒷면이나 꽃봉오리 속에 숨어 지내 살충제를 살포해도 방제효과가 떨어진다.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칼라병)에 걸린 고추.

탄저병의 경우엔 균이 약제에 저항성을 띠면서 약효가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탄저병은 발생 초기 스트로빈계의 살균제를 살포하는데, 이 성분에 대한 저항성균이 발생하기 쉽다. 김흥태 교수는 “2015년부터 국내에서 살균제 저항성균의 밀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약제 저항성을 예방하기 위해 작기 중 3회 이상 동일 성분의 약제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장하고 있으나,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선의 방제책은 내병성 품종 보급이지만 이 역시 적절한 농약 살포가 수반돼야 해 되레 농가들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재복 고추와육종 대표는 “농가들이 탄저병 내병성 품종을 사가며 적정 약제 살포량과 살포시기를 물어보는데 이에 관해 정립된 연구 결과가 없으니 명확한 답을 해주기 어렵다”며 “내병성 품종을 심었을 때의 적정 약제 살포에 관한 매뉴얼이 있으면 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농민신문 오은정 기자 onjung@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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