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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늘 상품 1㎏이 고작 1600원 …생산비도 못 건져” 분통
분류
농업뉴스
조회
1702
작성자
전인규
작성일
2019-07-05 16:29 (수정일: 2019-07-05 16:43)
 
1일 경남 창녕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에서 건마늘 첫 경매가 시작되자 마늘 재배농민이 근심스러운 얼굴로 시세 전광판을 쳐다보고 있다.

경남 창녕 일대 첫 경매현장 출하농민들 표정
지난해보다 물량 늘어 경락값 1000원대로 폭락 경매 중단사태까지 발생
“최소 2000원 예상했는데…마늘농사 짓지 말라는 것”
농협들도 망연자실 “계약재배가격 2420원인데…농민도 농협도 모두 빚더미”

 

월요일인 1일 오전 10시30분, 경남 창녕농협(조합장 성이경)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앞. 경매 시작시각이 30분이나 남았지만 마늘 망포대를 가득 실은 1t 트럭들이 진입로 300여m 밖까지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었다. APC 안으로 들어서니 경매장 안팎으로 수북하게 쌓인 마늘이 장관을 이뤘다. 하지만 1000명 가까운 농민들의 얼굴엔 걱정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이경재 APC 장장은 “농민들이 몰고 온 마늘 트럭들이 토·일요일부터 공판장 앞에 장사진을 쳤다”면서 “올해산 시세형성에 대한 농민들의 높은 관심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창녕농협 반입량은 440t. 지난해 초매식 당일인 7월2일 290t에 비해 50%가량 많은 물량이 출하됐다.  
곧바로 시작된 마늘 경매. 경매사의 호창과 함께 농민들의 눈이 일제히 시세 전광판으로 쏠렸다. 농민들이 말하는 ‘1등급’, 즉 상품 경락값이 1㎏당 1610원을 찍었다. 중품이 1350원, 하품이 1210원에 경락되자 숨죽여 시세를 지켜보던 농민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급기야 상품이 1450원, 하품이 900원까지 떨어지자 농민들의 탄식과 고성이 쏟아졌다. 일부 농민들이 “농민 보고 죽으라는 말이냐?” “1600원이 뭐고? 1600원이…” “이런 X같은 가격이 다 있노?” 등 강하게 항의하면서 경매는 개시 5분 만에 중단됐다.
비슷한 시각, 이방농협(조합장 공정표)과 우포농협(조합장 정장석)·남지농협(조합장 이판암) 공판장. 이곳들에서도 같은 이유로 전광판이 모두 멈춰섰다. 창녕지역 농협공판장들이 개장 당일 일제히 경매 파행을 겪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농민들은 “생산량이 많다지만 상품 경락값이 못해도 1㎏당 2000~2200원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1500~1600원은 너무나 헐값”이라며 하나같이 속상해했다. “고급 커피점 커피 한잔이 6000~7000원 하는데 1년 동안 피땀 흘려 키운 마늘이 1㎏당 1000원대가 웬 말이냐”는 말도 나왔다.
농협들도 당황해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날 창녕지역엔 충남 서산·태안, 경북 영천 등 전국의 마늘 주산지농협 조합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하지만 예상을 크게 밑도는 낮은 시세에 망연자실했다. 공정표 이방농협 조합장은 “우리 농협의 계약재배 수매가격은 상품 1㎏당 2420원인데, 오늘 경락값으로만 보면 벌써 5억원 적자”라면서 “농가와 농협 모두 빚더미에 오르게 생겼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을 넘긴 오후 1시 이후 마늘경매가 재개되면서 다시 찾은 창녕농협 APC 사무실. 마늘 1만3200여㎡(4000평)를 재배한다는 농민 진부홍씨(72·대지면)가 ‘출하자 대금정산서’를 받아 쥐고는 씁쓸해했다. 이날 그는 <대서종> 마늘을 20㎏들이 망포대로 상품 41포대, 중품 39포대, 하품 10포대 출하했다. 상품 경락값은 1620원, 중품과 하품은 각각 1420원과 1300원이었다.
진씨는 “20㎏들이 한망당 600~700원에 달하는 운임에 수수료·하역비 다 떼고 나서 경락값이 최소 5만원(1㎏당 2500원)은 돼야 생산비를 보전받을 수 있다”면서 “정부가 2만3000t 수매 등 3만7000t을 격리한다고 해서 기대를 걸었는데, 오늘 나온 시세는 농민들 보고 더이상 마늘농사를 짓지 말라는 것”이라고 허탈해했다.

출처: 농민신문 창녕=노현숙·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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