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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숲을 걷다…삶을 위로받다, 경기 ‘국립양평치유의숲’
분류
농업뉴스
조회
1662
작성자
김현미
작성일
2019-06-25 18:11 (수정일: 2019-06-25 18:12)

숲을 걷다…삶을 위로받다, 경기 ‘국립양평치유의숲’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경기 국립양평치유의숲.
 

경기 ‘국립양평치유의숲’ 가보니
국유림 속 위치…숲길은 모두 12개 방문목적·난이도에 따라 선택 가능
어르신·임신부 프로그램 등 ‘다양’ 하반기부터 반려견·견주 위한 공간도
건강증진센터·온열치유실 등 ‘눈길’
긴옷 입고 자외선 차단 위해 모자 착용 길 잃을 위험 있어 사전안내받아야

 

인간의 자연 회귀 욕구는 본능이다. 숲에 갔을 때 편안함을 느끼는 것도 어쩌면 그래서가 아닐까. 만병의 근원이라는 스트레스를 숲속에 내려놓고 나를 돌아보는 ‘숲 테라피(산림 치유)’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숲 테라피를 즐길 수 있는 곳, 경기 국립양평치유의숲을 찾았다.
“이게 뭔지 아시겠어요?”
가장 많은 사람이 선택한다는 숲길 3라인을 걷기 시작하자마자 송재호 국립양평치유의숲 센터장이 한 식물을 가리킨다. 칡이란다. 그를 따라 칡잎을 접어 이로 깨물어본다. 분명 시키는 대로 했는데 잎을 펼치니 송 센터장이 보여준 것과 다른 형태의 무늬가 남았다.
“이걸 ‘칡 만다라’라고 불러요. 우주의 진리를 담았다는 불화(佛畵) ‘만다라’와 닮았다고 붙인 이름이죠. 잎의 크기나 모양, 잎을 접는 방법과 치아 형태가 다르니 사람마다 다 다른 무늬가 생기는 겁니다. 이런 작은 활동을 통해 사람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는 존재고,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울 수 있죠. 숲에서 나를 돌아보고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거예요.”
걸음을 조금 더 옮기다 그가 또 한 식물 앞에 멈춰 섰다. 질경이란다. ‘어린아이와 함께 오는 체험객들에게 많이 소개하는 것’이라며 갑자기 질경이를 뿌리째 뽑더니 제기차기 시범을 보인다. 옛날에는 제기를 따로 만들지 않고 질경이로 제기놀이를 했다면서.



숲길을 걷기 전 간단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건강증진센터.

국립양평치유의숲은 전체면적이 623㏊에 달하는 거대한 국유림 속에 있다. 숲길은 모두 12개의 코스(1~12라인). 이외에 ‘임도’라 불리는 비교적 평지에 가까운 별도의 숲길도 마련돼 있다. 방문목적과 난이도에 따라 코스를 선택해 숲 테라피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하는 건 ‘슬로우드 테라피’와 ‘수호림 테라피’ 프로그램이에요. 걷기와 명상, 치유공예 즐기기 등을 기본으로 하면서 구성원들에 따라 프로그램이 조금씩 달라요. 어른들끼리라면 요가를 통한 명상을, 아이들과 함께라면 새총 쏘기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김수정 국립양평치유의숲 산림치유지도사가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했다. 이곳에는 이밖에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숲속실버학교’나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숲 태교’, 직장인·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한 ‘활력업 힐링’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반려견과 견주를 위한 ‘숲에서 놀개’프로그램도 갖출 예정이다. 단, 산림치유프로그램을 즐기기 위해서는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숲길을 따라 조금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니 트인 공간이 나타났다. 송 센터장의 설명을 들으며 자세히 보니 굴 입구에 만들어놓은 공간이었다.

  
편백으로 만든 온열치유실.

“다른 치유의숲과 달리 이곳에만 있는 금광굴이에요. 일제강점기 때 여기서 금을 채취하려고 했던 흔적이죠. 모두 11개가 있는데 한곳은 폐쇄했지만 나머지 굴은 입구만 철창으로 막아놔서 안쪽에서 나오는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어요. 여름철에도 이 앞 데크에서 시원하게 명상이나 요가를 할 수 있죠.”
숲이 깊어질수록 풍경도 다양해졌다. 국립양평치유의숲의 주요 수종은 피톤치드가 많이 나온다는 소나무와 잣나무. 하지만 다래나무나 다양한 참나무과의 나무들, 생강나무 등 다양한 식물들이 숲을 공유한다. 또 두더지가 파놓은 길을 발견할 수도, 고라니와 마주칠 수도 있다. 심지어 새소리마저 오전과 오후가 다르단다. 너무 반듯하게 닦여 인위적인 느낌마저 나는 여느 자연휴양림들과 다른, 치유의숲이 가진 장점이다.
“예전엔 산림해설이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교육 쪽에 치중했다면, 요즘은 힐링하는 데 역점을 둬요. 교육이나 정보전달은 줄이고 자율형 프로그램을 통해 체험객이 온전히 숲을 느끼고 만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사실 숲은 그 자체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거든요.”
작정하고 찾아오지 않은 사람에게도 숲은 열려 있기에 미처 예약하지 못한 이들을 위한 당일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숲길을 걷기 전 사무실을 먼저 들른다면 간단한 건강검진을 받고 걷기 좋은 코스를 안내받을 수 있다. 또 여름철에는 해먹을 대여해주고, 겨울철에는 편백으로 만든 온열치유실에서 몸을 녹이는 것도 가능하다. 각각의 이용료는 1000원이다.
단, 치유의숲에서 온전한 힐링을 즐기고 싶다면 몇가지 주의해야 할 것들이 있다. 복장은 긴소매와 긴바지가 좋다.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으려면 모자를 착용한다. 또 면적이 넓어 길을 잃을 위험이 있는 만큼 산림치유지도사 없이 걷는다면 반드시 숲길에 대한 안내를 받고 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부 구간에서는 전파가 약해 휴대전화 사용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사전안내는 필수다.
준비가 끝나면 숲길을 한걸음 한걸음 걷는다. 흙을 밟는 감촉에, 여름을 맞아 한층 짙어진 녹음에, 귓가에 울리는 새소리에, 진한 풀냄새에 몇발자국 떼지 않았는데 마음은 벌써 건강해졌다.



출처 : 농민신문   양평=김다정, 사진=김남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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