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메뉴
전체메뉴닫기
알림마당

새소식

제목
[시골 책방지기의 마음을 담은 책] 교양인의 삶이란
분류
농업뉴스
조회
1628
작성자
김현미
작성일
2019-06-25 18:03

[시골 책방지기의 마음을 담은 책] 교양인의 삶이란

 

‘교양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철학자 페터 비에리의 강연 엮어
쓰임새를 목적으로 한 교육에 비해 교양은 그 자체로 가치 있다고 설명
자신만의 방향성 갖고 사는 교양인 책 통해 변화하며 거기서 행복 찾아

 

책을 권하고 책에 대해 말하고, 책을 파는 게 직업이니 매일매일 책을 읽는다. 책의 종류도 다양해서 어린이들이 보는 그림책부터 동화책·소설책은 물론이고 어려운 인문서나 철학서까지 가리지 않고 읽어댄다. 봐야 할 책이 많다보니 한번에 한권만 읽는 것이 아니라 책상 위에, 식탁 위에, 침대 머리맡에 여러권을 쌓아두고 이 책 저 책 들춰가며 동시에 읽어나가기도 한다. 그렇게 많은 책을 곁에 두고 읽으며 결국 내가 이루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페터 비에리의 교양 수업>을 읽으며 그 답을 찾아본다. 이 책은 독일의 언어철학자인 페터 비에리가 했던 강연을 책으로 펴낸 것으로 ‘교양이란 무엇인가’와 ‘학문의 언어와 문학의 언어’라는 두가지 주제에 대한 글이 실려 있다. 분량은 적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깊어 한장, 한장 천천히 씹어가듯 책을 읽었다. 그리고 또 기억해두기 위해 밑줄을 치고, 공책을 꺼내 그의 글을 옮겨 적기도 했다. 책의 첫머리에 그는 이렇게 쓰고 있다.
“교양이란 사람이 자신에게 행하는, 그리고 자신을 위해 행하는 어떤 것을 말합니다. 교육은 타인이 나에게 해줄 수 있지만 교양은 오직 혼자 힘으로 쌓을 수밖에 없습니다.”
교양이란 무엇인가, 아직 그 뜻을 알지 못하던 때부터 우리는 교양 있는 사람이 되라는 교육을 받으며 자라왔다. 그러나 ‘교양인’이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누구도 본질적인 답을 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증오와 분노, 갈등과 원망을 알게 됐고 어쩌면 정의보다 불법과 폭력으로 가득한 이런 세상에서 교양 있는 사람이 된다는 건 무엇인가, 교양 있게 산다는 건 어떤 것인가를 생각하곤 했었다.
저자는 교양이 호기심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하고 있다. 호기심은 이 세계에 과연 어떤 수많은 것들이 존재하는지를 알고자 하는 끊임없는 갈망이다. 호기심을 지탱하는 건 언제나 두개의 기둥인데 하나는 ‘그것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어째서 그런지 이해하는 것’이다.

알고, 제대로 이해하고, 그리하여 교양인이란 ‘세상을 살아가는 자신만의 방향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그는 정의하고 있다. 교양이 있다는 건, 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에는 실로 여러가지 가능한 길이 있다는 것에 대한 깊고도 폭넓은 이해를 갖췄다는 뜻이다. 그걸 알기 위해 우린 책을 읽는다. 그래서 흔히 책을 많이 읽으면 교양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진정한 교양인이란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은 후에 변화하는 사람’이다. 만권의 책을 읽어도 그것이 읽는 데 그치고 만다면, 그 책이 자신의 삶에 어떤 변화도 주지 못한다면, 그는 왜 책을 읽는 것일까?
그래서 저자는 교육과 교양을 분리해서 설명한다. 교육은 항상 어떤 쓰임새를 목적으로 하지만 교양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교양이 없다고 해서 행복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교양의 면면 가까이에는 행복을 경험할 수 있는 길이 아주 많다고도 했다.
교양인이 된다면, 이렇게 행복과 한발짝 가까워진 길에서 아마도 우리는 자신의 삶을 충일하게 채워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걸어야 할, 인간으로서 가야 할 삶의 방향으로 똑바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책의 구절들을 공책에 옮겨 적어본다. 진정한 교양인이 되고 싶다.
페터 비에리의 교양 수업/페터 비에리 저, 문항심 역/은행나무/9000원/☎02-3143-0651
백창화<북칼럼니스트, ‘숲속작은책방’ 대표>

출처 : 농민신문 

만족도
70.0%
고객만족도 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