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할머니의 이름
사람들은 할머니를 ‘추동댁’이라 불렀다. 코흘리개 꼬마는 할머니의 이름이 ‘추동’인가보다 했다. 아낙의 이름 대신 출신지명을 붙여 부르는 ‘택호(宅號)’라는 것을 몰랐던 게다. 반평생 넘게 할머니의 이름을 불러주는 이가 없었다는 것도 그땐 알지 못했다. 근래 시골마을을 누비다 택호가 적힌 문패와 마주쳤다. 할머니가 떠올랐다. 이 집 어르신은 또 어떤 이름을 가슴에 묻고 살아왔을까. 더 늦기 전에 누구라도 그 세글자를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출처 : 농민신문 글·사진=하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