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홍천군 내면에서 양란을 재배하는 이명준씨(41·운두령 난농원)는 4년째
직접 개발한 수관수조식 연탄보일러로 심비듐을 난방, 유류로 난방할 때보다 연료비를 3분의 1로 줄이고 있다.
이씨가 개발한 보일러는 열원인 연탄 화덕 위쪽에 지름 46㎜ 스테인리스 물관 92m를 코일을 감듯이
나선형으로 아래쪽은 넓게, 위쪽으로 갈수록 좁게 감아올린 뒤 화덕과 물관 전체에 삼각형 덮개를 덧씌웠다.
또 덮개 위쪽을 밀폐하고 연통을 일반 연탄보일러와 달리 위쪽이 아닌 아래쪽에 ㄴ자로 뽑아 올렸다.
연탄화덕은 직사각형의 상자 형태 2개가 들어가는데 각각 연탄 120장씩 총 240장이 소요되며 레일식으로
설계, 연탄 갈기가 편하다.
“연탄이 타면서 발생한 열이 수관을 데우고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아래쪽으로 내려오며 수관을 한번 더
데운 후 바닥쪽 연통을 통해 배출되도록 설계됐습니다. ‘거꾸로 타는 보일러’와 원리가 같다고 보면 되지요.”
보일러 제조기술은 없었지만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이씨는 열역학 원리를 응용해 보일러를 직접 설계한
뒤 인근 제작업소에 제작을 의뢰, 1997년 시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그 후 이씨는 4년째 보일러를
보완을 거듭하며 2,400평 난 온실의 난방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있다.
“지난 겨울 동안(11~3월) 난 재배사 2,400평 중 1,100평에 연탄보일러를 설치·운용해보니
3,600만원 이상 들던 연료비가 1,200만원(연탄값)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이 연탄보일러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실험 결과 열효율이 70%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당 가격은 대량생산이 안돼 980만원 선이며 물탱크(10t 기준) 구입비 등 자재값과 설치비 등을
감안하면 1,200만~1,300만원 선이 든다.
난방면적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한대로 고온성 작물은 400~600평, 심비듐 같은 저온성 작물은
1,000평 이상이며 25℃ 이상 온도가 유지된단다.
올해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 선정 ‘고유가시대 시설재배 에너지 절감 기술’로 채택된 것도, 한국난농협에서
이 보일러를 조합원들에게 추천·공급키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비닐온실의 단열 차이가 있는 만큼 정확히 한대로 몇 평을 난방할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또 기름이나 전기보일러와 함께 써야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이지요. 주기적으로 수관을 청소해주면 열효율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지난해 대전농기자재전시회에 출품한 뒤 농가들의 공급 요청이 있어 전국에 8대를 공급했다는 이씨는 요즘
이를 써본 농가의 의견을 교환하며 더욱 편리하면서도 효율이 높은 보일러를 만들기 위해 보완작업을 거듭하고
있다. ☎016-392-65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