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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쌀값 어떻게 될까 ” 풍작속 걱정
분류
농업뉴스
조회
3241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09-23 00:00 (수정일: 2004-09-23 00:00)

“쌀값 어떻게 될까 ” 풍작속 걱정

본격적인 추수가 시작된 농촌 들녘에서 만난 농업인들의 표정은 풍작의 기쁨보다는 걱정이 더 많은 듯 했다.

현장르포-산물벼 수매시작 … 농촌표정

본격적인 벼 수확기를 앞두고 산지 농업인들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앞으로 큰 기상재해가 없는 한 평년작 이상의 풍작이 예상되지만 농업과 농촌 현실은 ‘사면초가’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고위 농정관계자가 현재 최소시장접근(MMA)으로 의무수입하는 수입쌀의 시중 판매 허용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더니 쌀 관세화 유예를 위한 협상 진행도 상대국들에 밀려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내년 쌀 수매가 인하에 이어 추곡수매제 폐지 및 공공비축제 도입 등도 벼농사의 미래를 걱정스럽게 만들고 있다.

농협들도 ‘쌀 고민’을 해결할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미곡종합처리장(RPC)은 시설 현대화가 필수적이지만 자금부담이 만만치 않다. 또 농림부의 미곡종합처리장 운영자금 지원 요청에 대해 예산당국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어느 것 하나 희망적인 전망은 없는 가운데 수확철 농업인들의 수매 확대 요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만 쌓인다.

이 같은 모습은 산물수매를 시작한 미곡종합처리장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갓 수확한 벼를 실은 트랙터·경운기·트럭 등이 속속 도착하며 수매를 하고 있는 강원 강릉시 사천농협 미곡종합처리장. 하지만 농업인들이나 농협인의 얼굴에는 수확의 기쁨과 보람은 별로 찾아볼 수 없다.

농업인들은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올해는 태풍 등 피해가 적은 데다 기후조건이 좋아 벼가 평년작 이상은 이뤘지만 ‘쌀값은 어떻게 될지’ ‘쌀 협상은 또 어떻게 되려는지’ 신경 쓰이는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강영각 공장장은 “당장 추곡매입가를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고민이죠. 수매가를 4% 낮추는 정부안이 확정됐지만 조합에서는 어려운 농업인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도 없고…”라며 말끝을 흐린다.

충남 당진군 송악농협 미곡종합처리장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밖으로는 수입 개방과 안으로는 수매가 하락의 이중고에 참담한 심정뿐이라는 문현만씨(42·송악면 고대리)는 “지난해 1㎏당 1,700원이던 조기 수확 벼 매입값이 올해는 1,400원으로 크게 낮아졌다”며 “정부가 다만 10년간이라도 농가들이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소득대책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조생종 벼를 대상으로 8월 말부터 산물벼 수매를 시작했다는 김현식 대리는 “쌀 소비가 안되는 상황에서 판매량만큼만 벼를 받아야 하지만 농가들의 요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초과 매입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특히 시설에 한계가 있어 물량을 다 처리하지 못해 야적에 따른 미질 하락이 걱정된다”고 설명했다.

9월30일~11월15일 산물수매가 실시될 전남지역에서도 농가의 근심이 적지 않다. 2만8,000평의 벼농사를 짓는 쌀 전업농 정영열씨(56·보성군 득량면 예당리)는 “올해 태풍이나 병해충 피해가 거의 없어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300평당 한가마(40㎏들이) 이상 더 나올 것 같다”면서 “풍년으로 마음이 들떠야 할 추수기인데도 쌀 가격이 떨어질 우려가 커 걱정부터 앞선다”고 한숨지었다.

강릉 사천에서 벼농사를 짓는 김용기씨(46)는 “만일 추곡수매제가 폐지되는 등 여건이 악화되면 쌀 생산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할 것”이라며 “쌀산업이 무너졌을 때의 파장을 심각히 고려해 쌀 정책을 새우고 대외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릉=신태관, 보성=박창희, 당진=한재희, 이승인〉

tkshin@nongmin.com
출 처 :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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