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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쌀협상에 사과·배 희생 안될 말”
분류
농업뉴스
조회
1232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04-18 09:46 (수정일: 2005-04-18 09:46)
“쌀협상에 사과·배 희생 안될 말”
 

쌀협상 파문-전국 사과·배 주산지 표정

“한·중 마늘협상 파동 때 정부가 그리 혼이 나고 두번 다시 농민을 속이지 않겠다고 해서 이번만은 믿어보려고 했는데 결국 우리가 바보였지요.”

15일 경북 최대 사과 주산지 가운데 한곳인 의성군 점곡면 사과 재배단지와 수분작업이 한창인 배 주산지 전남 나주, 충남 천안지역에서 만난 농가들은 중국산 사과·배가 수입될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농민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또 속일 수가 있습니까. 마늘협상 파동으로 그 난리를 친 것이 얼마나 됐다고. 숨기기로 작정을 했으면 영원히 숨기든지… 또 무엇을 얼마나 숨기고 있는지 누가 압니까. ” 4,500평 규모의 사과농사를 짓는 김보영씨(64·의성군 점곡면 사촌리)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의성지역은 지난 2000년 한·중 마늘협상 부속서 합의파동으로 엄청난 홍역을 치른 곳이라 사과재배 농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쌀협상 과정에서 사과와 배에 대한 중국의 요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도 그쯤은 압니다. 그 동안 정부는 총리까지 나서 이면협상은 없다고 장담하지 않았습니까. 협상에 참여한 민간대표마저 속여 놓고 이제 와서 중국산 사과·배 검역절차 신속추진 정도라는 정부 말을 그대로 믿어 달라니 소가 들어도 웃을 얘기 아닙니까.” 사과 전업농 강상백씨(53·의성군 점곡면 동변리)는 목소리를 높였다.

7,000여평 규모의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의성군농민회 점곡지회 조장래 부회장(41·의성군 점곡면)은 “관세가 300가 넘는 마늘도 중국산 냉동·초산 마늘로 인해 엄청난 가격파동을 겪었는데 중국산 사과에 대한 검역장벽을 풀 경우 관세가 45에 불과한 사과나 배 등이 그대로 쏟아져 들어와 우리 과수산업은 붕괴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곡 나주배작목반연합회장은 “중국산 배 품질이 국산배 못지 않다는 소문을 듣고 있는데 소문이 기정사실화될 경우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고, 지봉흠 예산 옥골사과 작목회장은 “이번 문제로 인한 파장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영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치명타가 우려되는 만큼 합의내용을 절대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못박았다.

이선우 천안배원예농협 작목회연합회장은 “중국과의 합의로 당장 사과·배가 쏟아져 들어오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이번 쌀협상에서 정부가 보인 행태를 생각하면 이젠 어떤 명분으로 설득한다고 해도 못믿겠다”며 “이번 사태를 몰고온 관계자들을 문책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합의내용을 원천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임하빈 나주 금천농협 조합장은 “정부가 생각하고 추진한 모든 것을 사실대로 털어놓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고, 하재영 천안배원예농협 조합장은 “국내 배생산 경쟁력 강화를 주장하면서 한쪽에선 수입개방으로 직결될 수 있는 문제를 아무 협의 없이 합의한다면 어떻게 정부를 믿겠느냐”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나주=김계홍, 의성=한형수, 천안=이경석〉

hongkk@nongmin.com



*농민단체 반응

농민단체들이 ‘이면협상’ 의혹이 일고 있는 정부의 쌀협상 결과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농 등이 소속된 전국농민연대와 한농연 등 농민단체들은 협상 결과가 그대로 시행될 경우 쌀 농가는 물론 과수농가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쌀협상의 전면 무효화 등을 촉구하고 있다.

농민연대는 “그 동안 국회와 농민단체가 쌀협상에 대한 내용 공개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쌀 이외의 타품목 협상과 관련해서는 철저히 부인하다가 세계무역기구(WTO) 검증절차가 끝난 지금에 와서야 공개하는 것이 이면합의가 아니고 무엇이냐”며 강력히 비난했다.

전농은 전체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쌀협상 결과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와 국회 비준동의에 반대할 것을 약속하는 내용의 서약서를 받는 한편 18일 전국 곳곳에서 농민총파업 투쟁선포식을 갖고 쌀협상 이면합의를 규탄했다. 또 전농 경북도연맹 소속 농민 50여명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중국산 사과·배 수입 허용한 쌀협상 이면합의 규탄, 국정조사 실시 촉구 경북농민 긴급상경 기자회견’을 갖고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에서도 제외시킨 사과·배를 수입할 경우 국내 과수산업은 붕괴되고 말 것”이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한농연은 13일 “쌀협상 결과와 국내대책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진행하는 데 소극적인 정당은 이달 말의 재·보궐 선거를 기점으로 엄중한 평가가 있을 것”이라며 정치권을 압박했고, 농단협·WTO범국민연대·한국쌀전업농중앙회·한여농은 “쌀협상과 관련된 모든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잘못이 있으면 협상팀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준호〉 출 처 :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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