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메뉴
전체메뉴닫기
알림마당

새소식

제목
양파 과잉 ‘태풍전야’
분류
농업뉴스
조회
2905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5-01-25 00:00 (수정일: 2005-01-25 00:00)

양파 과잉 ‘태풍전야’

  <사진=자료사진>
생산량 사상최고 전망 … 값폭락 불보듯

3월 말부터 출하될 예정인 햇양파 시장에 암운이 감돌고 있다. 과잉생산으로 값 폭락이 우려되는 등 양파 대란 조짐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생산자단체 등이 이에 대응해 오는 2월20일까지 재배면적 2,000㏊를 자율감축키로 결의했으나 농가들이 감축지원 비용이 너무 적다며 감축에 소극적이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사상 최고 생산=농림부에 따르면 올해산 양파 재배면적은 1만7,900㏊로 지난해의 1만5,600㏊에 비해 15%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재배면적 증가로 올해 양파 생산량은 108만9,000~109만3,000t으로 추정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이는 현재까지 최고 생산량 기록인 2001년의 107만4,000t에 비해 1만5,000~1만9,000t이나 많은 양이다. 이처럼 면적과 생산량이 늘어난 것은 2004년산 양파값이 좋아 농가들이 면적 조정에 소극적이었던 데다 아주심기 이후 날씨마저 좋아 현재까지 작황이 양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얼마나 남나=햇양파 생산량이 평균 109만1,000t 정도에 달할 경우 올해 양파 공급량은 111만t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생산량에다 올해 의무수입량 2만600여t을 합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간 양파 소비량은 90만t 정도. 따라서 산술적으로 따져도 올해 양파 공급량은 소비량보다 21만t 이상 많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는 적정 소비량보다 23% 많은 양이며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86일 동안 먹을 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 여기에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부진 상황을 감안할 경우 소비량은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값 폭락 불보듯=현 상태대로라면 과잉 생산에 따른 값 폭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1만7,900㏊에서 109만1,000t가량이 생산될 경우 수확기 양파 도매값은 1㎏당 평균 226원으로 떨어질 것이 예상된다. 이는 24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양파 1㎏ 상품값인 660원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2004년 수확기 양파 평균값 452원에 비해서도 반토막 수준이다.

107만4,000t이 생산됐던 2001년에는 정부가 2만t을 산지 폐기하고 민간수매를 확대하는 등으로 8만2,000t을 시장 격리시켰으나 값 회복에는 한계가 있어 연중 양파 도매값은 1㎏당 283원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해 양파값은 2001년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율감축 망설이는 농가들=정부와 지자체·생산자단체들은 지난 7일 전남 무안군청에서 대책회의를 열고 올해 2월20일까지 양파 재배면적 2,000㏊를 자율 감축키로 결의했다. 이를 위해 자율폐기 농가에는 1평당 1,000원(10a당 30만원, 계약재배 농가는 36만원) 수준의 작업비를 지원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농협은 지난 13일 제주를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지역별로 순회하며 생산농가를 대상으로 자율감축의 필요성과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농가들의 반응은 아직 소극적이다. 자율감축에 지원되는 금액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이유다. 특히 지난 18일 전남 무안지역에서는 농민회가 회의장을 점거, 성명서를 발표하고 “자율폐기 지원금이 생산비인 10a당 60만~70만원 정도는 돼야 한다”며 단가 인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박종서 농림부 채소특작과장은 “작업비 이외의 추가적 비용 지원은 어렵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면적 10% 이상 당장 줄여야=농가들은 망설이고 있으나 상황은 만만치 않다. 생산량은 크게 늘지만 소비마저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 등 악재가 겹쳐 빨리 대책을 마련치 않으면 대란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생산 뒤 소비촉진운동을 벌이더라도 소비량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채소수급팀 김태오 과장은 “남부지역은 1월 말까지, 기타 지역은 2월 중순까지 재배면적을 10% 이상 줄여야 과잉생산에 따른 대란을 막을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가 단위로 재배면적의 10% 이상을 당장 줄여야 한다. 망설일 시간이 없다는 얘기다.


〈최상구·김소영〉sgchoi@nongmin.com
만족도
80.0%
고객만족도 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