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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벼 더 높은값에 사라·농협 개혁하라
분류
농업뉴스
조회
2504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11-30 15:04 (수정일: 2004-11-30 15:04)

벼 더 높은값에 사라·농협 개혁하라

고민에 싸인 산지농협

“농민들은 무조건 더 많이 더 높은 값으로 사라고 요구하지요. 올해 쌀 풍작과 쌀 협상 영향으로 내년 단경기 계절진폭은 기대할 수도 없으니 어찌해야 좋을지 입술이 바짝바짝 탑니다.”

경북 구미시 해평농협 최서호 조합장은 요즘의 처지를 이렇게 하소연하면서 쌀 협상과 추곡수매제도 폐지 등이 몰고올 후폭풍 걱정에 밤잠을 설친다고 호소하고 있다. 최조합장은 “수매제가 폐지돼 수확기 정부 매입량이 줄고 수입 쌀이 시장에 풀리면 남는 물량은 모두 농협으로 몰려들지 어디로 가겠느냐”면서 “그런데도 예산당국은 농협의 원료곡 매입자금이나 건조저장시설 개·보수 지원을 줄이겠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말했다.

농협 미곡종합처리장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매입한 원료곡 7,200여t 가운데 5,000t 가까이 야적돼 있는 상황에서도 농민들은 농협에다 무조건 벼를 사들이라고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런데도 지자체들은 농협은 외면하고 농가 단위 건조시설 지원 등 생색내기에만 열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원은 “40㎏ 한포대에 5만~5만2,000원 선에 사들이고 있지만 민간업자들이 벼 매입에 거의 나서지 않아 시가 형성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면서 “농민들은 더 높은 가격만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내년 단경기에 값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워 뒷감당이 걱정”이라고 밝혔다.

농협 조합장들의 고민은 쌀문제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경북 성주에서 만난 모 조합장은 일부 농민단체들의 끈질긴 농협개혁 요구에 진이 빠졌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며칠 전도 밤 늦게까지 사무실로 몰려온 농민들과 임직원 급여문제 등 이른바 농협 개혁안을 놓고 결론 없는 논란만 벌였다고 했다.

“올해는 참외 작황과 가격이 좋아 그래도 다른 곳에 비해 농민 살림살이가 나은 편이고, 우리 스스로 임직원 급여 1억수천만원을 깎아 조합원들에게 전액 환원했는데도 봉급 깎아라, 뭐는 해라, 뭐는 하지 말라고 하니 솔직히 자괴감마저 든다”며 말꼬리를 흐린다.

또 다른 조합장은 “올해 조합장 급여를 1,000만원 넘게 깎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는데도 사업은 뒷전이고 직원 급여 삭감만 요구하고 있으니 내 봉급은 그렇다 치더라도 직원들 볼 낯이 서지 않는다”고 털어 놓았다.

포항시 기계농협 이상협 조합장은 “요즘 농협밖을 둘러보면 모두가 견제세력·반대세력밖에 없어 그야말로 사면초가 신세”라면서 “그래도 한편으로 보면 요구가 있고 비난이 있다는 것은 우리 농협에 대한 기대와 할 일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늘 그렇게 해왔듯이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자위했다.


〈대구=한형수〉hsha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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