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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수매때만 되면 속이 탄다
분류
농업뉴스
조회
14598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11-25 00:00 (수정일: 2004-11-25 00:00)

수매때만 되면 속이 탄다

  미곡종합처리장들이 벼 저장시설 부족으로 야적을 하는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건조저장시설 조차 없는 지역 농협들은 수매때만 되면 산물수매 제한등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 <사진=이희철>
건조저장시설 없는 농협

“매년 추곡수매 때만 되면 건조저장시설(DSC)이 없는 지역의 농협과 농업인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시설이 없어 산물수매도 안되고 고품질화 및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사업도 전혀 못하고 있습니다.”

충남 청양 강홍기 남양농협 조합장의 하소연이다. 남양농협은 올해 조곡 40㎏들이 벼 2만가마를 시가로 자체 매입할 계획이지만 벼를 사들여 건조·보관할 시설이 마땅찮다. 조합에는 보관만 하는 양곡창고밖에 없기 때문이다. 청양군은 올해 정부수매물량이 21만4,790가마에 이르고 지역농협의 자체 매입물량이 9만가마에 달하지만 군내 4개 농협에는 미곡종합처리장은 물론이고 건조저장시설마저 전무한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수매철을 맞아 조합에서는 속만 태우고 있다. 강조합장은 “고령의 조합원들은 산물수매가 절실한데 조합에 시설이 없다보니 매입가가 낮아도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민간 미곡종합처리장에 내는 사례가 많고, 조합은 매입을 해도 저장에 한계가 있어 낮은 값으로 다른 지역 미곡종합처리장에 판매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비슷한 처지인 인근 금산군의 이점용 제원농협 조합장은 “민간 미곡종합처리장이 있지만 영리가 목적이다보니 조합원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되지 않아 수년째 조합에서 벼를 사들여 다른 지역의 조합에 원료벼로 공급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병호 청양 화성농협 조합장도 “고품질화가 강조되는 시기에 건조저장시설조차 하나 없이 정부수매와 자체 매입을 하려니 문제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이에 따라 건조저장시설 확충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전희섭 전북 익산 웅포농협 전무는 “지역에 건조저장시설이 없어 조합원들이 산물수매 때가 되면 인근 지역까지 운반해야 하는 등 불편이 커 저장시설을 갖추고 싶지만 시설 운영비가 만만찮아 고민”이라며 “수매의 편리성을 높이고 벼 품질 관리 차원에서 건조저장시설 확충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국적으로 미곡종합처리장이 과잉이라고 하지만 경북 영천지역의 경우 금호강 이남지역이 벼농사 위주인데도 불구하고 농협 미곡종합처리장이 한 곳도 없다. 그러다보니 영천쌀은 브랜드화 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업농 출신인 김일홍 북안농협 조합장은 “쌀시장 개방 확대에 대응하는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해 우렁이·쌀겨농법 등 친환경쌀 생산단지를 조성해도 친환경 고유 브랜드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김조합장은 “그렇다고 미곡종합처리장 신규 설치는 사실상 어렵고 건조저장시설만으로는 브랜드화에 한계가 있어 지자체와 농업인들과 수차례 머리를 맞대봤지만 마땅한 묘안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자체 설립한 농협 미곡종합처리장에 대한 차별도 해소돼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되고 있다. 박영관 전남 보성군 득량농협 전무는 “농협 자체자금으로 설치한 정부 비승인 미곡종합처리장의 경우 조합원이 생산한 벼 수매 및 가공·판매 등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원료곡 매입자금 지원 등 각종 정부 지원에서는 제외돼 경영 악화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양·금산=이경석, 보성=박창희, 영천=한형수, 익산=성홍기, 이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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