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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장철 실종 무·배추값 장기화 우려
분류
농업뉴스
조회
3420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11-23 00:00 (수정일: 2004-11-23 00:00)

김장철 실종 … 무·배추값 장기화 우려

산지폐기 역부족 … “추가 대책을”

김장철이 실종되면서 무·배추가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예년에 비해 올해 가을이 춥고 겨울도 앞당겨질 것이란 일기예보를 믿고 김장채소를 조금씩 앞당겨 심었던 무·배추 농가들 가운데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재배면적이 늘어난 데 반해 따뜻한 가을날씨와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부진, 중국산 김치 수입증가 등 4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무·배추값이 바닥권을 전전, 농가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정부가 무·배추값 안정을 위해 산지폐기 등 수급조절에 나섰지만 값 회복에는 역부족이다.


◆김장철 시작됐나=11월 중순부터 서울과 수도권의 김장철이 시작됐다고는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최근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배추와 다발무값은 5t 트럭 상품이 평균 150만원 선으로 예년 김장철보다 30~40%나 낮은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중·하품값은 100만원을 밑돌고 있다.

더욱이 김장철이 본격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가락시장과 재래시장을 찾는 소비자 발길은 뜸한 상태다. 가락시장의 한 상인은 “지난해만 해도 김장철에는 차가 다닐 수 없을 정도였으나 올해엔 차량이 절반 정도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대형 유통업체에서 미끼상품으로 싼 값에 내놓은 배추가 반짝 인기를 끌고 있으나 침체된 시장 흐름을 바꾸지는 못하고 있다.

◆4겹 시름, 속타는 농가=최근 배추·무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생산량이 예년보다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 여름 강원산 고랭지 배추값이 초강세를 보이자 전국적으로 가을배추 정식면적이 증가한 데다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는 등 작황호조로 주산지마다 배추·무 생산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여기에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것도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충남 서산 해미에서 배추농사를 짓는 서동석씨는 “값이 너무 떨어져 수확을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상품성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어 오래 못버틸 것 같다”면서 “뒷그루로 감자를 심어야 하는데 이런 상태라면 배추가 썩지도 않아 걱정”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김동진 대아청과 영업부장은 “식당 등 음식점과 대규모 소비처들이 값싼 중국산 김치를 선호하고 있는 것도 국내산 배추·무 소비를 둔화시키고 있는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침체 장기화 우려=정부가 무·배추 7만8,000t을 산지 폐기, 시장격리에 나서고 농협과 함께 김장 10% 더 담그기 운동 등을 펼치는 등 안정대책을 내놓았지만 침체 장세는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김장채소 대북지원 등 값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 못하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약세가 내년 상반기까지도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값 바닥세가 지속되자 산지마다 가을배추의 출하를 늦추고 있는 데다 월동배추의 작황도 호조를 보이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는 출하대기물량이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광형 전국농산물산지유통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정부에서 산지폐기에 나서고 있지만 폐기 시기가 늦은 데다 현재 예정된 7만8,000t은 시장상황을 반전시키에는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라고 말했다. 정해진 전북 고창 공음농협 조합장은 “곧 날씨가 추워진다는 예보를 감안하면 산지폐기를 서둘러야 한다”며 “그래야 남은 무·배추라도 제값에 조금 근접한 값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상구·이상봉·양승선〉sgchoi@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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