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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농약 안듣는 슈퍼잡초 점점 늘어요”
분류
농업뉴스
조회
453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0-09-29 09:43 (수정일: 2010-09-29 09:44)
“농약 안듣는 슈퍼잡초 점점 늘어요”
 

 
  경기 용인의 농업인 윤석호씨가 ‘그라목손’을 쳐도 죽지 않는 ‘밭둑외풀’을 뽑아내고 있다.

현장/‘슈퍼잡초’에 고통받는 농업인

“〈그라목손〉을 쳐도 죽지 않으니까 방법이 없네요. 손으로 뽑을 수밖에….”

배추밭에서 만난 농업인 윤석호씨(경기 용인시 양지면)는 이렇게 푸념하고 밭둑에 난 잡초를 뽑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이름도 잘 모르는 잡초가 3년 전부터 마을에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식물전멸약인 〈그라목손〉을 쳐도 별 소용이 없다는 것. 또 매년 발생면적이 늘고 있어 손으로 뽑아내느라 여간 힘들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본지는 전문가에 의뢰해 이 잡초가 현삼과 ‘밭둑외풀’이며 상표명 〈그라목손〉으로 널리 알려진 ‘패러쾃’(paraquat) 저항성 슈퍼잡초의 가능성이 높다는 자문을 얻었다. 또 다른 현삼과 ‘주름잎’이 전문가로부터 패러쾃 저항성을 의심 받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하지만 밭둑외풀의 패러쾃 저항성에 대한 연구는 농촌진흥청의 자료나 한국잡초학회의 학회지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제대로 연구된 바가 없는 것이다.

망초가 패러쾃 저항성을 보인다는 사실은 상당수 농가들이 알고 있었다. 강원 인제에서 만난 한 농업인은 밭둑에 난 망초를 가리키며 “〈그라목손〉을 쳐도 죽지 않는 생명력을 가졌다”면서 “나물로 먹기도 하는데, 밭이나 논둑에 있는 것은 절대 먹어서는 안된다”고 손사래를 쳤다.

실제로 패러쾃 저항성 망초는 전국적으로 확산돼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었고, 한국잡초학회 등을 통해 관련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평야지역인 전북 김제지역은 피·물달개비 등 슈퍼 논 잡초로 애를 먹고 있다.

농업인 김완재씨(김제시 죽산면)는 ‘지난해 벼농사는 생각하기도 싫다’는 반응을 보였다. 벼 9㏊(3만평)를 재배하는데 이 가운데 4㏊에 슈퍼피가 발생해 슈퍼피 발생 논의 수확량이 정상 논의 50% 수준에 불과했다는 것. 김씨는 “수확 때까지 제초제를 2번 정도 치는데 지난해의 경우 슈퍼피로 인해 제초제를 4~5번을 쳐도 피 방제가 안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올해는 직파재배를 이앙재배로 바꿈으로써 슈퍼피의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였지만, 이웃의 다른 농가는 이앙재배로 전환하고도 슈퍼피를 잡지 못해 수확량 급감이 불가피하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김제평야에는 슈퍼피로 인해 벼와 피가 구분이 안될 정도의 논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고, 전남과 충남의 평야지역에서도 슈퍼 논 잡초를 찾기가 어렵지 않았다.

또 상당수 농가들이 직파재배 논에서 슈퍼잡초가 주로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해 직파재배를 이앙재배로 전환하는 추세였고, 김제시 죽산면의 경우 슈퍼잡초의 발생으로 인해 직파재배 면적이 지난해 400㏊에서 올해 250㏊로 38%나 감소했다.

경북 포항의 농가들은 슈퍼잡초로 인해 농약회사와 갈등을 빚는 경우다.

농업인 이덕복씨(흥해읍 흥안리)는 올봄 모 회사의 신제품 제초제(입제)를 기존 제초제보다 비싼 1만5,000원에 구입해 사용했지만, 벗풀·조릿대 등과 같은 잡초가 그대로 살아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에 이씨는 해당회사에 강력 항의해 다른 계통의 농약을 받아 겨우 잡초를 방제할 수 있었지만, 약효가 없었던 제초제 비용의 지불 여부를 놓고 해당회사와 논란중이다.

김홍일 흥안리 이장(59)은 “슈퍼잡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을 벼농가의 80~90%가 이씨와 같은 현상을 겪어 심각하다”면서 “제조체를 많이 사용하게 되면 약해나 잔류농약문제의 우려가 있고, 추가적인 제초제 살포 이후 벼잎 끝이 마른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흥안리 주민들처럼 대부분의 농가들은 제초제 살포에도 잡초가 죽지 않을 경우 ‘제초제가 문제’라고 인식할 정도로 슈퍼잡초에 대해 잘 몰랐고, 이는 농지를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슈퍼잡초문제의 심각성을 반증하는 듯 했다.

용인·인제·김제=남우균, 포항=유건연 기자

wknam@nongmin.com


 
출 처 :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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