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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70% 피해 … 정상화 3년 걸릴수도
분류
농업뉴스
조회
470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0-09-15 09:47 (수정일: 2010-09-15 09:47)
시설 70% 피해 … 정상화 3년 걸릴수도
 

 
  강풍을 동반한 태풍으로 인해 화훼 자동화 온실 전체가 처참하게 무너져 버린 모습.

서산·태안 태풍피해 … 화훼수출 ‘휘청’

제7호 태풍 ‘곤파스’로 인해 국내 화훼산업이 흔들리고 있다. 수출용 화훼 주산지인 충남 태안과 서산지역에 지난 2일 최악의 강풍이 몰아치면서 작물과 시설물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해 화훼 생산 및 수출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일부 품목은 재해복구 후 수출이 정상화되기까지 앞으로 최소 3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수출 차질 장기화에 따른 농가의 극심한 피해가 우려된다.

◆수출용 화훼 피해 심각=충남도에 따르면 10일 현재 충남지역 화훼 농가 피해는 태안 98㏊(297동), 서산 61㏊(75동)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는 외형상 피해 규모일 뿐 작물과 내부시설 및 기자재까지 포함하면 실제 피해는 훨씬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한국절화협회는 최근 서산과 태안지역 주요 화훼시설 70~80%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김윤수 한국절화협회 부회장(한국화훼협회 태안군분회장)은 “태안의 220여 화훼 농가 가운데 35% 완파, 35% 반파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완파 피해를 입은 농가뿐만 아니라 반파 피해를 입은 농가도 꽃을 전혀 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당장 수출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태안의 경우 지난해 심비디움·백합·국화·장미·난 등을 일본·중국으로 275만달러어치나 수출했던 국내 대표적인 화훼수출 전진기지 중 한곳인데 태풍 피해로 꽃이 못쓰게 돼 수출이 거의 중단됐다.

◆심비디움·백합 등 수출 중단=국내 화훼수출의 효자품목 중 하나인 심비디움 피해가 가장 크다. 서산과 태안지역의 심비디움은 국내 전체 심비디움 수출량에서 약 40%를 차지하는데 이번 태풍 피해로 수출이 거의 중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경환 태안심비디움수출영농조합법인 대표는 “비바람을 맞은 심비디움이 누렇게 변해 수출은커녕 내수 판매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더욱이 중국측 바이어들이 피해 소식을 듣고 수입처를 바꾸려 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선 대책이 없어 발만 구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백합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농업인 한평희씨(38·태안읍 송암리)는 “서산·태안지역 백합 수출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15% 정도 되는데 대부분 못쓰게 돼 당분간 수출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한숨지었다.

◆수출 차질 장기화 우려=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것이란 점에서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농가들은 작물뿐만 아니라 내부시설과 기자재들이 못쓰게 된 곳이 많아 시설을 새로 정비해 작물을 입식하려면 백합과 장미의 경우 최소 5~6개월, 재배기간이 긴 심비디움은 앞으로 수출이 재개되기까지 최소 3년 이상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심비디움의 경우 아무런 소득 없이 3년 이상 막대한 시설투자만 해야 하기 때문에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해 결국은 생산 및 수출기반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오경환 대표는 “심비디움 1개당 생산 원가가 9,000원 정도인데 영농법인 소속 10농가에서만 20만개가 못쓰게 돼 작물 피해액만 따져도 18억원에 달한다”며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3.3㎡(1평)당 40만원씩 하는 시설비를 들여 소득을 얻기까지 앞으로 무려 40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하니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경식씨(53·태안읍 상옥리)는 “지난 20년간 투자해 온 4,950㎡(1,500평)의 장미재배 시설하우스와 양액재배시설이 전부 파손돼 특단의 조치나 지원이 없다면 꽃농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며 막막해 했다.

◆특단의 지원 대책 절실=암담한 현실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농가도 나타나고 있다. 충남 서산에서 장미를 재배하던 박모씨(53)는 태풍으로 6,600㎡(2,000평)의 양액재배시설이 완파돼 5억원 가까운 투자비를 모두 날리고, 재기마저 힘든 참담한 현실에 절망하다 8일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태풍 피해를 입은 화훼 농가들이 고사 위기에 처해 있지만 정부의 재해복구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홍영수 절화협회 사무국장은 “화훼는 농작물 재해보험 대상조차 안돼 있고 풍수해보험은 재해보상 수준이 빈약해 가입 농가가 거의 없는 실정이라 이번에 피해를 입은 농가는 자연재해대책법에 따른 지원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다”며 “그나마 재난지원금이 보조 35%, 융자 55%, 자부담 10%로 돼 있고 완파의 경우도 지원 규모는 실제 피해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사실상 큰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윤수 부회장은 “기존 자연재해대책법의 일상적인 지원만으로는 지역 화훼산업의 회복은 물론 수출 정상화도 불가능하다”며 “농가 현실을 고려한 특단의 지원 대책 수립과 아울러 화훼공판장에서 농가에 이미 지급한 출하선도금 지원의 특례 적용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태안=이경석 기자

kslee@nongmin.com


 
출 처 :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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