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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물가 오르는데 쌀값만 떨어뜨리나 …”
분류
농업뉴스
조회
3256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05-17 08:49 (수정일: 2004-05-1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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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르포- 추곡값 4%인하 현장 목소리

“물가 오르는데 쌀값만 떨어뜨리나 …”

본격적인 모내기철을 앞둔 시점에서 정부의 추곡수매가 4% 인하안 확정 소식이 전해지자, 농업인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소득보전 등 대책 마련을 바라고 있다.


농업인들은 “모든 물가는 오르는 데 유독 쌀값만 떨어뜨리려 하냐”며 최소한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추곡값을 최종 결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올 들어 농자재값은 국제 원자재값 상승 등의 여파로 필름값이 21%나 오른 것을 비롯해 면세유값도 2년 전보다 40%가량 뛰어 농가의 경영압박이 커지고 있다.


시설농업과 벼농사를 병행하고 있는 김준택씨(58·전북 김제시 용지면)는 “값이 불안정해 빚만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런 때 수매가까지 내려 쌀값까지 떨어진다면 더이상 어떻게 농사를 지을 수 있겠느냐”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전남 해남군 옥천면의 벼 재배농가 신재열씨는 “각종 농자재값은 줄줄이 인상되는 마당에 추곡수매가 인하로 농업인 소득은 10% 이상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친환경농업으로 경쟁력을 키워온 농업인들의 실망감은 더 크다. 전북 정읍시 소성쌀연구회 정구학 회장은 “추곡수매가 인하 소식에 회원들의 허탈감이 이만저만 아니다”라며 “수매가가 내린다면 아무리 경쟁력을 갖춘 친환경 쌀이라도 수지를 맞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허탈감은 농사를 계속 지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쌀수입 개방 찬반 농민투표 현장에 나온 농업인 고병윤씨(64·전북 고창군 성내면)는 “농사를 계속 지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판”이라고 한숨지었다.


전농과 한농연은 11일 정부의 수매값 인하 방침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낸 데 이어 전국농민연대도 13일 성명을 내고 “추곡수매가 인하방안은 농민들의 현실을 외면한 잘못된 결정”이라며 “정부는 수매가 4% 인하를 고려하기에 앞서 농가소득보전 대책부터 내놓는 것이 순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업농중앙회도 이날 “추곡수매가 4% 인하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한 뒤 “정부가 올해산 추곡수매가를 내리고, 내년부터 수매제를 폐지하겠다고 제시한 것은 농민들에 대한 고려를 일절 하지 않겠다는 말로 들릴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호조 강원 철원군 동송농협 조합장은 “수매값을 일률적으로 내릴 게 아니라 미질에 따라 차등화해 품질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고 7,000여평에 벼농사를 짓는 장인규씨(64·강원 화천군 하남면)도 “농사에 꼭 필요한 농기계 구입비를 일부 보조해줄 것”을 요망했다.


이와 관련, 김병택 경상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쌀 재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추곡 수매가 인하는 섣부른 정책일 우려가 높다”며 “큰 난관 극복을 위해 국내정책으로 분열과 에너지 소모가 되지 않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춘천=장수옥, 청주=구영일, 전주=성홍기, 광주=김계홍, 창원=이연환, 이종순〉 jongsl@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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