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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닭은 직접 연관 없는데…질병관리본부 신종 코로나 홍보물 ‘논란’
분류
농업뉴스
조회
23792
작성자
전인규
작성일
2020-02-03 17:03

질병관리본부가 제작·배포한 예방행동수칙 포스터. 닭 그림(빨간 원 안)이 삽입돼 있다.
 

‘접촉금지’ 예시로 지목
거센 항의에 뒤늦게 고쳐 영·중문판 포스터는 여전
양계농가·축산단체 ‘분통’


질병관리본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예방행동수칙 홍보 포스터에 닭 그림을 삽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신종 코로나의 주요 증상과 위험요인 등을 담은 예방행동수칙 홍보 포스터를 제작, 전국 공공기관과 온라인에 배포했다. 포스터엔 호흡기 증상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기침할 땐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등 주의사항과 함께 이해를 돕는 관련 그림이 담겼다.
이 가운데 논란이 되는 부분은 중국 방문객의 주의사항을 설명한 내용이다. 여기엔 ‘동물(가금류 포함) 접촉금지’라는 문구와 닭 그림이 같이 삽입됐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숙주 동물로 유력하게 지목되는 박쥐류나 뱀류 대신 가금류 이미지가 사용된 것이다.
이에 축산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와 가금류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데도 포스터 내용은 마치 닭과 접촉하면 해당 감염증에 걸리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소비자가 닭고기·달걀 등 가금산물 소비를 꺼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대한양계협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그렇잖아도 양계농가들이 소비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질병관리본부가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국민에게 닭고기와 달걀은 신종 코로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을 발표하고 머리 숙여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가금 관련 생산자단체를 비롯한 전국 25개 축산단체로 구성된 축산관련단체협의회 역시 포스터의 내용을 변경해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의가 잇따르자 질병관리본부는 홈페이지에 게시된 포스터 속 이미지를 뱀과 쥐로 바꾸고 문구에도 가금류란 단어를 삭제하는 등 조치에 들어갔다. 또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기존 포스터를 삭제했다.
하지만 포스터가 이미 전국에 배포된 상황에서 이러한 후속조치는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실제로 지하철역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닭 이미지가 포함된 기존 포스터를 여전히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게다가 홈페이지엔 국문 포스터만 수정됐고, 영·중문 포스터는 그대로인 등 질병관리본부의 조치가 면피용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돼 업계의 공분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오경재 축산관련단체협의회 사무국장은 “공신력 있는 정부기관으로서 홍보물을 만들 때 애먼 산업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신중을 기울였어야 하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은 점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영문·중문 포스터가 수정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농민신문 최문희 기자 mooni@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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