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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태풍 이후] 배수로 정비부터 철저히…조생종 벼 서둘러 수확해야
분류
농업뉴스
조회
2392
작성자
전인규
작성일
2019-09-11 17:07 (수정일: 2019-09-11 17:12)

태풍 이후 작목별 관리 이렇게
벼·논콩
중만생종 벼, 묶어 세워주고 약제 뿌려 도열병 등 예방을 콩도 병충해 방제 신경 써야
과수
낙과·부러진 가지 빨리 제거 큰 과실부터 2~3회 분산수확 방제, 수확시점 고려해 신중히
노지채소
묻은 오물 깨끗이 씻어내고 영양제·요소액 등 살포를 해안지역 작물은 염분제거
시설하우스
새 비닐로 교체…골조 재건 환기창 열어 온습도 낮추고 고추 탄저병 약제 신속 살포
인삼특작·농기계
해가림시설 완전히 파손 땐 기상회복 후 단시일 내 캐야 침수 농기계, 전문점서 점검


전국 곳곳에 생채기를 남기고 떠난 제13호 태풍 ‘링링’이 수확을 앞둔 농가들에도 큰 피해를 안겼다. 벼는 쓰러짐(도복), 과실류는 낙과피해가 발생했고 지역에 따라 비닐하우스 등 시설이 파손되거나 밭이 침수되는 경우도 있었다.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태풍 사후 관리요령을 작목별로 살펴봤다.



태풍 ‘링링’으로 쓰러진 벼를 4~6포기씩 묶어 다시 세우는 모습.

◆벼·논콩=논이 침수된 경우 물빼기 작업을 빨리 실시한다. 조생종 벼는 논물을 뺀 후 서둘러 수확하고, 강풍으로 쓰러진 중만생종 벼는 논물을 뺀 다음 4~6포기씩 묶어 일으켜 세워준다. 이삭묶기를 하면 수량 감소를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 이 작업에 필요한 인력이 부족하다면 벼를 쓰러진 반대방향으로 젖혀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비바람으로 약해진 벼는 도열병·세균성벼알마름병 등 병이 발생하기 쉬운 만큼 미리 등록약제를 살포해주는 게 좋다.
강풍을 동반한 이번 태풍으로 출수기(이삭 패는 시기)가 늦은 벼는 백수(白穗)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백수현상은 출수기의 벼가 바람에 크게 흔들릴 때 이삭의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하얗게 변해 말라 죽는 현상을 말한다. 유중현 전북도농업기술원 작물보호실장은 “이번 태풍은 강우로 인한 침수보다는 강풍으로 인한 쓰러짐 피해가 많은 게 특징”이라며 “늦게 심은 벼는 낟알이 불임되거나 백수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논콩농가는 재배지의 물이 잘 빠지도록 우선 배수로 정비를 해야 한다. 바람에 쓰러진 콩은 벼와 달리 바로 일으켜 세우지 않아도 회복되는 특성이 있다. 한원영 농촌진흥청 생산기술개발과 연구사는 “논콩 줄기가 완전히 땅에 붙을 정도로 쓰러지지 않은 이상 줄기를 일일이 세울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노린재류 피해가 많아지는 시기인 데다 지속된 강우로 습해 발생이 우려되는 만큼 병해충 예방에도 신경 써야 한다. 습한 환경에서 발생하기 쉬운 병으로는 잎에 병반이 나타나는 불마름병·들불병, 뿌리에 발생하는 검은뿌리썩음병이 있다.



태풍 ‘링링’으로 인해 떨어진 배. 사진=연합뉴스

◆과수=비가 많이 온 지역은 배수로를 정비해 과원에 고인 물을 빼준다. 비바람에 찢어진 가지는 방치하면 상처 부위를 통해 병해가 커질 수 있는 만큼 깨끗하게 잘라낸다. 낙과와 부러진 가지도 서둘러 제거해야 병해충 등의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사과 탄저병·겹무늬썩음병 등 병해 발생이 우려될 때는 살균제 등 등록약제를 살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만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에 저촉되지 않으려면 수확시점을 고려해 약제 살포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숙기에 이른 과실은 크기가 큰 것부터 분산수확하는 게 좋다. 최진호 농진청 배연구소 연구관은 “한차례 태풍으로 나무가 약해진 상태에서 다시 강풍이 불면 낙과의 위험이 있다”며 “2~3차례에 걸쳐 크기가 큰 과실부터 수확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습해와 침수로 말라 죽은 콩. 사진제공=농촌진흥청

◆노지채소=고추·당근 등 노지작물도 상당수 침수피해를 봤다. 태풍이 작물의 줄기·잎에 상처를 남겨 병해충 발생 위험도 커졌다.
노지채소에 피해가 발생했을 때는 작물에 상관없이 분무기나 호스를 이용해서 잎에 묻은 오물을 깨끗한 물로 씻어준다. 작물 줄기 주변으로 말라붙은 흙 앙금도 제거해서 공기가 잘 드나들도록 한다. 생육이 안 좋은 작물에는 요소 0.2%액(비료 40g, 물 20ℓ) 또는 4종복비를 잎에 뿌려준다.
채소 중에서도 전남북·충남 등에서 재배 중인 고추에 피해가 컸다. 고추는 지지대가 쓰러지는 피해가 발생했고 고춧잎·가지에 상처가 생겨 탄저병이 발생할 위험도 커졌다. 피해가 생긴 밭에선 지지대를 바로 세우고, 살균제와 살충제를 섞어 한차례 방제하는 게 좋다.
한종서 전남 영광군농업기술센터 주무관은 “착과한 지 얼마 안된 열매에 상처가 생기면 탄저병균이 침투하기 쉽다”며 “10월까지 고추 2~3물을 더 수확할 수 있기 때문에 서둘러 방제하고 수확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주지역을 중심으로 당근·무·양배추·브로콜리도 침수·바람 피해가 컸다. 우선 물이 고여 있는 밭은 배수로를 신속히 정비해 물을 빼준 다음 영양제와 요소 0.2%액을 살포한다. 침수 탓에 재생·복구가 안되는 작물은 같은 작물 또는 다른 작물을 심어야 한다.
병 확산을 막기 위한 방제도 중요하다. 당근에는 검은잎마름병·점무늬병·무름병용 약제를 뿌려준다. 양배추·브로콜리는 노균병·무름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작물에 등록된 약제를 살포한다. 이 시기엔 무에도 무름병·노균병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신속히 방제한다.
바닷가 주변에서 키우는 작물에는 상처 부위로 바닷물이 침투해 잎이 마르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럴 경우 10a(300평)당 물 2000~3000ℓ를 작물 잎에 뿌려 염분을 제거한다. 허영길 제주도농업기술원 농업재해팀장은 “제주지역은 태풍 후에도 폭우가 계속돼 이제 막 아주심기(정식)한 당근·양배추 등의 생육피해가 우려된다”며 “농가는 작물 세력회복과 방제에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시설하우스=충남지역을 중심으로 시설하우스의 비닐이 날아가거나 골조가 휘어지는 피해가 크게 발생했다.
시설하우스의 비닐이 찢어졌으면 이를 서둘러 제거한 뒤 새 비닐을 씌우고, 틀어진 골조도 바로 세운다. 시설하우스 내부가 침수됐다면 물을 신속하게 빼고, 작물이 고온·습기 피해를 안 보도록 환기창을 활짝 열어둔다. 또 깨끗한 물로 작물 잎을 씻어주고 병충해 방제도 해야 한다.
시설하우스에서 키우는 작물 중에선 고추피해가 특히 컸다. 한쪽으로 쓰러져 있는 작물을 바로 세우고 상처가 난 잎과 열매는 제거한다. 시설하우스 고추는 11월초까지 수확하므로 탄저병 방제용 약제를 서둘러 살포한다. 
◆인삼특작·농기계=초속 20~30m의 강풍은 시설물 파괴뿐 아니라 인삼 생육에도 심각한 문제가 된다. 우선 해가림시설이 완전히 파손됐을 경우 올해 수확이 예정된 포장은 기상회복 후 이른 시일 내에 시설을 제거하고 수확하는 게 좋다. 수확하지 않는 포장은 서둘러 해가림시설을 규격에 맞춰 재설치해야 한다.
줄기가 꺾이거나 부러지면 상처가 난 부위에 모잘록병·줄기점무늬병·역병 균이 발아해 조직 내로 균사가 침투하기 쉽다. 특히 현시점에서는 탄저병과 잿빛곰팡이병이 올 수 있다. 따라서 기상이 좋아지면 병에 의한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탄저병에는 ‘이미녹타딘트리스알베실레이트’와 ‘폴리옥신비’ 수화제 등을, 잿빛곰팡이병에는 ‘펜헥사미드’와 ‘프로클로라즈망가니즈’ 수화제 등을 안전사용기준에 맞춰 살포할 것을 권한다.
현동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과장은 “과습한 재배지에선 인삼의 호흡이 곤란해지고 가는 뿌리가 썩을 수 있다”면서 “배수로를 만들어 이른 시간 내에 물이 빠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기계가 침수된 경우에는 시동을 걸지 말고 습기를 제거한 다음 수리 전문점을 찾아 점검을 받는 게 좋다. 기화기·연료여과기·연료통 등은 습기가 없도록 깨끗이 청소하거나 새것으로 교환한다.

출처: 농민신문 오은정·김해대·김기홍 기자 onjung@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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