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신착도서 안내(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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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833
작성자
손국성
작성일
2007-03-30 00:00 (수정일: 2007-03-30 00:00)
 

금요일 엔


꽃이 피어난 화분은 곁에 둡니다.
눈으로 쓰다듬고 마음으로 어루만지며
마주보고 고운 미소도 나누며 봅니다.

그러다가 꽃이 시들어 가면
슬며시 창가 쪽으로 자리를 옮겨줍니다.
애잔한 꽃의 뒷 모습을
보고싶지 않은 까닭입니다.

참 야속한 마음이라고 스스로 꾸짖다가
어쩔 수 없는 마음이라고
스스로 위로하기도 합니다.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저무는 뒷 모습까지도
어루만질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혼자 중얼거리기도 합니다.

해 저무는 풍경을
여유롭게 누릴수 있는 것은
내일도 어김없이
해가 떠오른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시드는 꽃과 저무는 인생의 뒷모습에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게 되는 것은
내일 당장 인생의 꽃이
다시 피어나지 않는 것임을
아는 까닭입니다.

들판에 무수히 피어났다 시들어가는
이름 모를 꽃들도
누군가 쳐다봐 주지 않으면
고개 기웃거리며 스스로에게
존재의 의미를 묻겠지요.

시들어가는 꽃의 뒷모습에서
향기를 느끼고
세월의 주름으로 구부정해져가는
안쓰러운 뒷모습에서도
저무는 삶의 지혜를 배우는
너그러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삶의 한복판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맑은 뒷모습이고 싶습니다. 


포근함이 꽃향기를 부르는 금요일입니다
오늘하루도 웃음꽃속에 꽃향기맡으며
행복한 금요일 이루시고 사랑이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