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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야생멧돼지 포획틀, 사람 다니는 길가에 ‘덩그러니’
분류
농업뉴스
조회
26293
작성자
전인규
작성일
2019-11-29 10:23

강원 A군에 설치된 야생멧돼지 포획틀. 사람과 차의 접근이 쉬운 도로 옆 농경지 근처에 설치돼 있다.

야생멧돼지 포획틀 관리 실태 점검
10월 기준 1600여개 설치 포획마릿수는 62마리 불과
현황파악·사후관리 부실 일부 시·군, 설치 장소 몰라

22일 방문한, 야생멧돼지 포획틀이 대량 설치된 강원 A군의 접경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을 위해 시·군마다 앞다퉈 포획틀을 구매해 설치하고 있지만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제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지역주민의 도움을 받아 포획틀이 설치된 곳을 쉽사리 찾을 수 있었다.
처음 확인한 포획틀은 도로 바로 옆 밭 근처에 설치돼 있었다. 차나 사람의 출입이 잦은 곳이어서 과연 멧돼지가 이곳을 지나가기나 할지 의아했다. 아니나 다를까, 포획틀 내부엔 멧돼지를 유인하기 위한 미끼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고, 주변엔 멧돼지가 지나다닌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현장에 동행한 한 포수는 혀를 찼다.
“멧돼지가 다니는 길목을 잘 살펴서 포획틀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렇게 대충 길가에 놓으니 멧돼지가 잡힐 리 만무하죠.”
처음 설치한 곳에서 멧돼지가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다시 적당한 장소를 찾아 포획틀을 옮겨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이 포수의 전언이다. 그는 “군청 환경과 담당자도 포획틀 설치 장소를 다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본적인 현황파악이나 사후관리가 엉망이다보니 포획실적도 매우 낮다”고 비판했다. 포획틀이 설치된 다른 장소를 몇 군데 더 둘러봤지만 사정은 비슷했다.
본지 취재 결과, 올들어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지역 시·군들은 야생멧돼지 개체수 감축을 위해 적게는 40여개에서 많게는 200여개의 포획틀을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ASF 발생 전인 지난해와 비교해 구매대수를 크게 늘렸다. 포획틀 한대 가격은 200만원에 이른다. 이처럼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됐지만 멧돼지를 잡아들인 실적은 초라하다. 10월 중순 기준 접경지를 위주로 해 전국에 설치된 포획틀은 모두 1671개로 집계됐으나 포획된 멧돼지는 62마리에 불과했다.
포획틀 관리 부실과 낮은 실효성에 대한 지적에 경기 B시 관계자는 “군사지역은 시에서는 포획틀을 구매만 하고 사후관리는 군에 맡기는 경우가 많고, 그외 지역도 용역을 주다보니 설치 장소를 다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애초에 포획틀 자체가 총기 포획보다 실효성이 낮은 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사후관리가 문제 되자 “멧돼지 관련 정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포획틀 관리를 더욱 면밀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 포천의 한 농가는 “그간 정부 예산으로 구매한 포획틀 현황에 대해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며 “포획틀을 구매만 해놓고 나 몰라라 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관리해 실효성을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처: 농민신문 박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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